2년전 재수 중이던 김진혁(가명)씨는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 삼수를 할 지 지방대로 진학할 지 고민했다. iBT TOEFL 점수도 55점으로 낮아 해외 대학 진학은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1년 동안 미국 현지에서 준비를 한 후 올해 초 UCLA를 포함, 미국의 6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최근엔 김씨처럼 아예 미국 현지에 가서 장기간 미국 대학 진학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유학 프로그램도 개발됐다. CPP(College Prepatory Program미국 대학 준비 프로그램)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시그마에듀케이션 김형범 대표는 “미국 대학에서는 국내 고교 성적은 여러 평가 요소 중 하나일 뿐, 그것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며 “학업 성적 외에 다른 부문의 강점과 미래의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으로도 충분히 진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올바르게 이해해야
미국 대학은 오래전부터 입학사정관제를 도입, 지원자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학생을 선발해왔다. 입학사정관이 모든 권한을 위임 받아 고등학교내신시험점수(iBT TOEFL·SAT·ACT)에세이추천서과외활동 등 지원자의 모든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에세이와 추천서에서 드러나는 지원자의 경험과 잠재력에 주목한다. 학생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분야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을 배웠는지 등 배움에 대한 열정과 자기세계를 중요하게 본다. 에세이의 주제가 농구·노래 등의 클럽활동 이라 해도 지원자의 적극성과 열정가치관을 제대로 표현한다면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 분야가 부족해도 다른 부분의 강점과 잠재력을 강조함으로써 종합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는 학생이 춤노래등에 빠지면 공부 안하는 문제아로 생각한다” 며 “시험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같은 학생이 미국 대학에서는 꿈과 열정을 가진 훌륭한 인재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관리영어학습클럽활동 등 종합 멘토 프로그램
시그마에듀케이션의 CPP 교육과정은 명문 보딩스쿨의 시스템을 적용해 학생의 하루 일과를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하루 7시간의 분야별 영어교육과 훈련, 2시간의 관심분야 계발을 위한 클럽활동과 봉사스포츠 활동을 병행한다. 10~12개월 동안 영어 학습, TOEFLSAT 등 시험점수 획득, 관심분야 계발로 비교과 관리 등 미국대학입학에 필요한 모든 사항들을 점검하고 진행한다. 또 학생의 적성과 강·약점을 분석,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해 지원하며, 입학 이후 학교 적응과 진로까지 설계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수 차례에 걸친 학생 심층면담으로 시작한다. 학생의 현재상황·성격·성향을 파악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등 관심분야를 찾는다. 춤노래운동 등 관심분야를 CPP교육과정의 클럽활동으로 이어간다.
미국학생들과 같이 하는 클럽활동은 영어 훈련과 자기계발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심분야에서 흥미를 유발하고, 이것이 자신감으로 발전해 학습의 동력이 된다. 김 대표는 “먼저 학생의 자신감을 회복해 학업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학생의 변화과정을 에세이로 압축해 제시하면 학생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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