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재, 예산서 이인제씨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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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5일 조상묘가 있는 충남 예산을 찾았다. 지난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선대위원장의 현지 방문으로 격전의 냄새가 물씬한 충청권에 뛰어든 것이다. 李총재는 충청권을 자민련과의 양당 구도로 바꿀 생각이다.

선영(先塋)에 참배한 뒤 李총재는 예산지구당(崔昇佑위원장)정기대회에 참석했다. 연단에 선 李총재는 "金명예총재가 야당한다고 떠드는 것은 실정(失政)의 책임을 피하고 표를 좀 얻어 보려는 잔꾀" 라고 주장했다. "내각을 나눠먹기하면서 야당을 표방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짓" 이라는 것이다.

실정 사례로 '농가 부채 증가.빈부격차 심화.교육개혁 실패' 를 든 李총재는 "공동정권에 참여한 자민련도 공동책임이 있다" 고 강조했다.

이어 李총재는 이인제 선대위원장을 겨냥, "지역 연고를 내세워 땅따먹기 경쟁에 나섰다" 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권의 독선과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당은 한나라당뿐" 이라며 "한나라당이 안정된 다수세력을 확보해야 정권이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진정한 안정이 온다" 고 주장했다.

이날 李총재는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예산에선 줄곧 택시를 이용했다. "주민들과 접촉하며 그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그 결과 "변화의 욕구와 기대를 절감했다" 고 자평했다. 그래서 "충청에서부터 변화의 새 바람이 일 것" 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현장에는 소란이 있었다. 공천 탈락에 반발하는 전임 김성식(金聖植)위원장측 10여명이 대회장 단상을 20여분간 점거한 뒤 "공천 결과를 용납하지 못한다" 고 항의했다.

예산〓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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