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KBS1 카사블랑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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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KBS1 밤 11시10분.

"샘, 옛날 노래 좀 불러줘"

"무슨 얘긴지 잘 모르겠는데요"

" '세월이 흘러가도' (As Time goes by)연주해 봐, 샘(Play it, again Sam)"

"기억이 안 나요"

"내가 불러볼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에서도 리메이크 됐던 주제가 '세월이 흘러가도' 와 우디 앨런이 'Play it again, Sam' 이라는 조금 변형된 형태로 희곡 제목으로 삼았던 명대사. 늘 명작수위에 꼽히는 마이클 커티즈 감독의 '카사블랑카' 는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클로드 레인즈 등의 명연기, 전쟁이라는 시대 분위기를 배경에 깐 우수에 찬 대사, 음악이 매개하는 옛 연인의 아픈 상처 등이 짙게 깔려있다. 움베르토 에코가 "하나의 영화가 아니라 여러 장르가 혼합된 영화들" 이라고 규정했을 만큼 '복합 영화' 다.

그래서 한 때 미국에서는 심야 극장에서 장기간 상영했고 수십번씩 반복해서 보는 젊은이들이 많아 '컬트 영화' 가 되기도 했다.

2차대전 중 나치 점령하의 프랑스령 모로코. 전란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항구도시 카사블랑카가 배경. 1942년작. 1백2분. 원제 Casablanca.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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