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산책] 김중현 옮김 '고독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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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장 자크 루소가 말년에 시골 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것들을 그대로 기록한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김중현 옮김.한길사.8천원)은 대사상가의 인간적 면모가 묻어나는 책이다.

'고독한…' 은 '나는 지상에 혼자다.

오직 나 자신뿐, 형제도 이웃도 친구도 사회도 없다' 는 독백으로 시작된다.

루소는 18세기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저술가였지만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기에 살아 생전 '기독교의 가르침에 위배된다' 는 죄명으로 쫓겨다니던 신세였다.

생의 마감을 앞둔 노인 루소가 자신에 대한 세상의 비난에 항변하느라 쓴 글이어서 원망과 회한이 가득하다.

산책하며 풀을 채집하고, 길거리에서 개 때문에 넘어지는 등 구체적인 일상의 얘기가 10편의 에피소드로 엮어졌다.

그 속에서도 루소는 자신이 생각해온 '진리' , 그 진리를 구명하는 데 바쳐온 자신의 생에 대한 꼿꼿한 자부심을 잃지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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