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마케팅] 美150억달러 꽃시장…두업체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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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꽃가게는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위치하는 것이 중요할까, 아니면 입지야 어떻든 배달을 잘해야 성공하는 것일까.

꽃가게 체인점 카블룸은 쇼핑몰 중심으로 가게수를 늘려가는 업체다.

반면 제럴드 스티븐스는 한 지점이 특정지역의 배달망을 책임지고 동네가게에 배달해주면 그 가게가 소비자의 가정으로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요지 확보냐, 배달 중심이냐는 영업전략의 성과는 이들 두 업체를 통해 잘 드러난다.

매출면에서는 제럴드 스티븐스(2억1천9백만달러)가 카블룸(2천5백만달러)을 훨씬 앞선다.

그러나 카블룸의 창업자 데이빗 할스타인(43)은 "쇼핑지역에 가게를 두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꽃을 일상생활의 하나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 이라며 "앞으로 꽃배달보다 소매중심 전략이 주효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업체는 1998년말 한달 간격으로 나란히 생겼다.

공통점은 또 있다.

할스타인은 사무용품 판매업체 스테이플의 이스라엘 지사장을 지냈다.

제럴드 스티븐스의 회장 제랄드 게디스와 최고경영자 스티븐 베럴드는 비디오 대여점 블록버스터의 이사였다.

모두 대형업체의 유통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내린 결론은 반대다.

보스턴 등 북동 지역에 51개 매장을 가진 카블룸은 미국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이나 쇼핑몰에 들렀다가 집안을 장식할 꽃을 산다고 본다.

이에 반해 제럴드 스티븐스는 "현재 산업의 90%가 배달로 해결된다" 며 "소비자들이 굳이 사람과 차 때문에 붐비는 카블룸에 꽃을 사러 가지 않을 것" 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제럴드 스티븐스의 점포는 3백곳. 블록버스터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소규모 가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점포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연간 1백5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국 꽃시장을 놓고 카블룸은 선전(善戰)을 장담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럴드 스티븐스가 우세해 보인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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