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숨은 화제작] '세이프 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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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어리숙한 주인공들을 내세운 코미디. 진지한 표정으로 뱉어내는 엉뚱한 대사가 재미를 더한다.

미국 동북부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샘과 에디. 영화 '덤 앤 더머' 를 연상시키는 두 사람은 '사이먼과 가펑클' 을 꿈꾸는 가수 지망생들이다.

하지만 가사를 끝까지 외우는 곡은 하나도 없다. 5년째 동네 레스토랑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김빠진 노래나 부르고, 당구장에서 허송세월하고 있는 심심한 인생이다.

어느 날 이들에게 마피아가 접근한다. 같은 장소에 나타났다는 이유로 금고털이범으로 오해한 것. 함정에 빠진 샘과 에디는 어쩔수 없이 금고털이에 나서게 된다.

금고를 털다 주인에게 들켜 쭈뼛거리며 인사를 하고 나오는가 하면 다른 금고털이범에게 선수를 빼앗기기도 한다. 갖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나중에는 마피아마저 놀랄만한 금고털이 기술을 익히게 된다. 또 샘은 '업무' 중에 알게된 장물아비의 딸 한나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신세대 감독 존 햄버그(30)의 데뷔작이며 1998년 선댄스 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하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한여름 밤의 꿈' 등에 출연했던 샘 록웰과 '크림슨 타이드' '유브 갓 메일' 의 스티브 잔이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들의 무표정한 얼굴 위로 흘러가는 배경 음악이 코믹한 효과를 증폭시킨다. 하지만 범죄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임을 감안하면 마지막 반전은 싱거운 편이다.

또 마피아 두목인 버니 게일이 아들의 성인식을 위해 벌이는 파티 장면은 오히려 극적 구성만 흐트리고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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