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희극지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1980년대 말부터 홍콩 코미디 영화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저우싱츠(周星馳)의 표정연기가 돋보이는 코미디물. 내용 중에서 도시락을 훔쳐 먹는 대목은 97년 저우가 출연했던 '식신' 중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부분을 패러디한 것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홍콩영화 특유의 과장연기가 마치 악극을 보는 듯하다.

이 영화에서 저우는 미국 예일대학에서 연극학 석사학위를 받은 엑스트라. 대사 한마디 없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하다.

그러면서 간혹 사회복지시설에 무대를 세워 이웃들에게 연극을 보여준다. 우여곡절 끝에 시체 역을 맡게 되는데 바퀴벌레가 몸 위로 기어다녀도 꼼짝 않는 그의 연기를 그 영화의 여주인공 미스 첸(머원웨이)이 높이 평가한다.

그런 '행복' 도 잠시, 저우가 실수로 특수효과장치를 건드리는 바람에 미스 첸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창문을 깨고 밖으로 튀어 나가자 저우는 줄행랑을 친다.

그렇게 빈둥거리는 저우에게 어느날 술집 아가씨들에게 연기를 가르칠 기회가 찾아온다. 여기서 퓨퓨(장버즈)라는 아가씨를 만나지만 그 일로 인해 미스 첸의 다음 작품에서 첸의 상대역을 받아 놓고 있던 주성치는 그 행운을 놓치게 된다.

두 여자 사이를 오가는 주성치의 코믹한 멜로 연기도 눈길을 끈다. 아무런 부담없이 웃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영화다. 26일 개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