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인수 5파전 '스타트'…22일 입찰의향서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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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우차 입찰사무국에 국내외 업체들이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함에 따라 본격적인 대우차 인수전이 시작됐다.

22일 현재 제너럴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피아트와 현대자동차 등 5개 업체가 입찰 의향서를 낸 것이 확인됐다.

폴크스바겐은 아직 의향서를 보내지 않았으나 막판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생산규모.인수능력 등을 감안할 때 인수전은 세계 1, 2위 업체인 GM과 포드간 2강 대결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 2강 대결 구도 가능성〓GM과 포드의 대우차 인수 의지는 강력하다.

대우차가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세계 자동차 산업 패권의 향방이 정해지기 때문. 특히 21세기 최대 승부처인 아시아 시장을 두고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는 양사 입장에서 대우차는 포기할 수 없는 '상품' 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GM은 대우차를 인수해 포드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2~3년사이 포드의 판매가 늘어 1998년 1백80만대였던 판매대수 차이가 지난해 90여만대로 줄었다.

또 오는 2005년까지 아시아 시장 점유율(현재 4%)을 10%대로 올리기 위해 대우차 인수가 필요하다는 GM의 입장이다.

포드도 입찰 의향서를 가장 먼저 내는 등 적극적이다. 아시아 10여개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포드는 대우차가 GM으로 갈 경우 우위를 선점한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포드가 대우차를 인수하면 단번에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선다.

◇ 국내 업체 참여 컨소시엄이 변수〓현대차는 어떻게든 대우차의 일방적인 해외 매각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대우차가 해외에 매각되면 내수 시장이 심각하게 잠식될 것이라며 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라도 대우차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포드와의 제휴를 추진해왔으나 아직 성과가 없는 상태다.

한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자본.기술제휴 관계인 쌍용차를 분리해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동유럽.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폴크스바겐.피아트도 대우차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 향후 일정〓대우 구조조정협의회는 입찰참여 업체에게 앞으로 약 3개월동안 실사를 벌이게 한 뒤 오는 5월20일께 입찰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다. 업계는 실제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업체는 3~4개로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협의회는 5월말까지 1~2개 업체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본격적인 가격.매각조건 협상을 벌여 빠르면 올 상반기, 늦어도 7~8월까지는 인수업체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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