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300m…"과연 엘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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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니 엘스가 수백여명의 갤러리가 그린 주변 언덕에 늘어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퍼트를 하고 있다.[천안=연합]

15㎝가 넘는 긴 러프와 빠른 그린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빅 이지(Big Easy)' 어니 엘스(남아공)는 처음 밟은 이 코스에서도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 템포를 잃지 않았다.

엘스는 9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2.6408m)에서 개막한 한국 오픈 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쳐 최상호(49).권오철(48) 등과 함께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헨드리그 버만(남아공)이 4언더파로 단독선두에 나선 가운데 니코 반 렌스버그와 테리 필카다리스.리처드 모아(이상 호주) 등 3명이 2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엘스와 함께 라운드한 나상욱(20.엘로드)은 1오버파(버디 2, 보기 3개)로 공동 21위, 강욱순(38.삼성전자)은 4오버파(더블보기 2, 보기 3, 버디 3개)로 공동 61위를 했다. 올 시즌 국내 상금 랭킹 1위 장익제(31.하이트맥주)와 한.일골프대항전에서 활약했던 위창수(32)는 트리플 보기 한개씩을 범한 끝에 5오버파를 쳐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쾌청한 날씨 속에 500명이 넘는 갤러리가 엘스의 뒤를 따랐다. 물 흐르는 듯한 스윙으로 멋진 샷을 터뜨릴 때마다 박수갈채를 보냈다. 6번홀(파4.300m) 엘스의 드라이브샷은 압권이었다. 티샷한 공이 300m를 날아가 그린 왼쪽 옆에 떨어졌다. 엘스는 가볍게 칩샷한 뒤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버디 3, 보기 2개를 기록한 엘스는 "코스가 무척 까다로워 오늘 성적에 만족한다. 합계 6언더파 정도면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상욱과 강욱순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상욱은 "우승 스코어는 엘스가 얼마를 치느냐에 달렸다. 그렇지만 나도 우승하고 싶다"고 했고, '냉탕온탕'을 계속한 강욱순은 "페어웨이 폭이 좁은 곳은 12~13야드밖에 안돼 티샷하기조차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욱순은 "연습 라운드를 할 때 엘스가 '올해 US오픈이 열린 골프장보다 코스가 더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천안=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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