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부럼 깨물다가 턱관절 상할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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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럼을 함부로 깨물지 마세요. ' 정월 대보름을 맞아 치과의사들이 당부하는 말이다.

이 때쯤이면 호도와 같은 딱딱한 부럼을 깨물다 턱관절이 망가지는 환자들이 늘어나기 때문.

경희대치대 구강내과 홍정표교수는 "치아구조보다 크고 단단한 물체를 깨뜨리다 보면 순간적으로 턱을 움직이는 근육에 무리를 줘 턱관절 장애를 일으킨다" 며 "이는 경첩이 망가져 문이 삐그덕거리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 라고 말한다.

턱관절 장애는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턱관절 통증과 기능손상을 통칭하는 말. 손이나 발목이 삐게되면 인대가 늘어나고 염증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턱관절의 뼈를 잡아주고 있는 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통증의 악순환. 통증 때문에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해 근막동통이 발생하는 등 통증이 계속돼 만성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턱관절 장애가 만성화되면 치통이나 두통은 물론 눈이 침침해지고, 눈물이 나고 이명 현상까지 생긴다.

예방을 위해서는 오징어와 같은 딱딱한 음식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는 서양에 비해 단단하고 질긴 음식이 많다.

홍교수는 "아무리 부럼을 깨는 일이 미풍양속이라고 하지만 이가 오복의 하나라는 것을 인식해서 무리하게 음식을 씹어서는 안될 것" 이라고 충고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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