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력사용량·고속도로 통행량, 경기흐름의 '신호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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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산업용 전력사용량과 고속도로 통행량을 살피면 경기흐름을 보다 빨리 포착할 수 있다' . 재정경제부가 경기흐름을 보다 빨리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물론 통계청이 내놓는 산업활동 동향이나 고용동향이 제일 정확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들 지표는 산출에 걸리는 시간이 보통 한달.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지표는 시차가 두달 정도로 더 길다.

그래서 재경부는 경기흐름과 맥을 같이한다고 생각되는 생활 주변의 지표들을 모아 과거 10년간 실제 경기 움직임(경기순환변동치)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대상은 전력사용량.자동차판매량.백화점판매액.고속도로통행량.대형놀이시설 입장객.해외여행자수 등으로 7~10일안에 자료입수가 가능한 것들이다.

조사 결과 산업용전력 사용량과 고속도로통행량 증감추이가 경기사이클과 가장 잘 맞아떨어졌다. 통계적 상관도(1.0일때 완전 일치)는 산업용전력 사용량이 0.73, 고속도로통행량은 0.76 등으로 매우 양호하게 나왔다.

특히 산업용전력 사용량 추이는 최근 2년간 경제성장률과 신기할 정도로 비슷했다.

고속도로통행량은 경제성장률보다 진폭은 컸지만 경기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성이 뛰어났다.

1998년 1분기 때 -14%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2분기부터 반등해 경제성장률 저점보다 한분기 앞서 움직였고, 지난해 4분기 때는 11.1%로 상승세가 약간 꺾여 향후 경기진정 조짐을 예고했다. 다른 지표로는 백화점판매액이 상관도 0.64로 비교적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에 비해 전체 에너지소비량은 0.56으로 생각보다 경기흐름에 둔감했고 자동차판매 대수는 0.14로 참고지표로서 가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놀이공원 입장객수도 0.34로 별 의미가 없었고 해외여행자수는 0.07로 아예 무시해도 좋을 지표로 평가됐다.

권오규(權五奎)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상관도가 높은 지표들은 앞으로 거시경제 점검회의 때 적극 활용하고 일반에도 발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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