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지난번 성적 워낙 좋아 ‘잘할 수 있을까’ 긴장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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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매번 세계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도 김연아는 그때마다 기뻐 어쩔 줄 모른다. 15일 쇼트프로그램 ‘007 메들리’로 또 한 번 세계 기록을 새로 쓴 김연아는 경기 후 “음악이 끝나고 나서 정신이 없어 점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역대 최고점이라는 걸 몰랐고, 점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즐거워했다.

최근 세계 피겨계는 김연아가 경기에 나설 때마다 ‘역대 최고 기록’에 대한 기대를 쏟아낸다. 부담감이 컸을 터다. 김연아는 “실수 없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부담 때문에 오히려 더 못할 때가 있다”면서 “점수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날 마지막 순서로 링크에 섰다. 앞선 선수들이 연기하는 동안 그는 무대 뒤편에서 계속해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김연아는 “1차 대회 때 성적이 워낙 좋아서 시작 전에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음악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잘할 것이라 믿었다”며 프로 근성을 보인 뒤 “선수 경험이 풍부한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그런 면을 잘 다스려 주신다. 경기 직전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누지 않지만 눈빛으로 ‘준비 다 됐어요’라는 의견을 나눈다”고 평정심의 비결을 밝혔다.

또 한번의 세계 최고 기록.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피겨 퀸’의 자리에 올랐어도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궁금한 모양이다. 김연아는 “빨리 숙소에 가서 가산점을 확인하고 싶다”며 총총히 인터뷰장을 떠났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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