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모교를 찾은 ‘투자의 귀재’에게 후배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는 후배들에게 소중한 인생 경험과 경제 전망을 들려주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워런 버핏(79·사진 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700여 명의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이야기다. 버핏은 1953년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CNBC방송의 주관으로 90분간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버핏의 절친한 친구인 빌 게이츠(54·오른쪽)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버핏은 성공 비결을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돈을 많이 벌어줄 것 같은 일을 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나는 운 좋게도 좋아하는 일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대로 된 사람과 결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첫 부인인 수전은 어머니에게 학대받은 버핏의 상처를 어루만져준 현명한 여자였다. 2004년 사망하기 전에는 버핏의 현 부인인 애스트리드 멩크스를 만나 버핏을 돌봐줄 것을 부탁한 일화로 유명하다.

게이츠는 같은 질문에 “최대한 많이 읽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긴 안목에서 생각해야 하며, 건강한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미국과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여전히 신뢰하며 낙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버핏은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미국식 자본주의가 경쟁력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200년 역사가 이를 입증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에 전 재산을 투자한 배경도 설명했다. “10년 혹은 20년·30년 뒤에는 더 많은 사람이 움직이고 더 많은 물건이 생산된다”며 “당연히 공해가 적고 경제성이 높은 철도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것. 게이츠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전환점에 있지만 기본 시스템은 튼튼하다”며 “어두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계속 혁신되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투자 조언도 잊지 않았다. 버핏은 “증시가 바닥을 쳤고, 지금의 매력적인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최악의 투자는 현금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게이츠는 “친환경 에너지와 의료 부문이 앞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