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볼만한 우리영화] '춘향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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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한국을 대표하는 임권택 감독 작품인데다 판소리 형식을 빈 '춘향전' 이라는 점에서 '국민영화' 대접을 받고 있다. 조상현씨의 판소리 완창 중 2시간 30분 분량에 맞춰 판소리 춘향전 원본의 이야기를 접목했다.

영화와 판소리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한 것이다. 원전 이야기에 충실하기 때문에 스토리적으로 새로운 해석은 없다.

이몽룡과 춘향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방자와 향단의 아웅다웅하는 모습 등 곁가지는 많이 쳐냈다.

'판소리와 영화 속 이야기를 기계적으로 결합했다' 는 비판과 함께 '스토리보다는 판소리 형식에 무게를 둠으로써 현대적인 요소가 많은 수작' 이라는 찬사까지 평단의 반응은 다양하다.

그러나 한국적인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칸영화제등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높다. 춘향 역을 맡은 이효정은 실제 춘향과 같은 나이로 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이며 19세의 이몽룡 역은 연극영화과(단국대)에 재학중인 조승우가 맡았다.

극중 정사장면에서 두 신인 연기자들이 임 감독의 애를 먹이는 바람에 2분짜리 촬영에 이틀이나 걸렸다는 후문. 월매 역의 김성녀 등이 판소리 창을 하는 장면도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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