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래동화 英譯서적 출판 10세 윤세진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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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초등학교 4학년생이 우리 전래동화를 영어로 번역, 출간했다. 주인공은 윤세진(10.대전 신평초등 4.사진)양. 'Sei-Jin's Korean Fairy Tales' 라는 이름으로 펴낸 이 책속에는 '까치의 겸손' 등 6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미국서 익힌 영어를 잊어먹지 않기 위해 번역을 하게 됐어요. 하루 서너 페이지씩 번역하다보니 어느 새 책 한 권이 됐네요. "

윤양이 영어를 접한 것은 지난 95년 아버지 윤형식씨(항공우주연구소 박사)를 따라 미국에 체류하면서부터. 윤씨는 아리랑 1호 위성의 시스템엔지니어로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3년간 머물다 98년 귀국했다.

"오히려 우리말이 서툴러 국어사전을 끼고 일했어요. 영어로 번역하는 것은 아빠 엄마 도움없이도 쉽게 할 수 있었으니까요. "

윤양은 '깡총깡총' 처럼 움직임을 흉내내는 말 등을 빼놓고는 전혀 번역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숙제가 많은 날 빼고는 일주일에 닷새꼴로 작업하다 보니 10개월도 못돼 공책 3권 분량이 되더라는 것.

"미국에서 말이 안통해 힘들었던 것은 처음 몇 개월 뿐이었어요. 한 학기가 지나자 미국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얘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거든요. " 어머니 이미영씨는 "아이가 언어에 소질도 있지만 워낙 독서를 좋아하다 보니 쉽게 영어를 익힌 것 같다" 며 "3단 책장 2개를 꽉채울 분량의 책을 읽었다" 고 말했다.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어줬으면 좋겠어요.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더 좋구요. " 귀국후에도 영어에 대한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미국에서 가져온 영어 테이프를 틈나는대로 듣는다는 윤양은 "미국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와 학교에 이 책을 보낼 것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기쁘다" 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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