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절단 8일 방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8일부터 수행기자 10명을 포함, 총 33명에 이르는 사절단을 이끌고 2박3일간 북한을 방문한다.

러시아측이 이처럼 대규모 사절단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옛 소련 멸망 후 처음있는 일이다.

모스크바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바노프 장관은 이번 북한 방문기간 중 그동안 수차례 연기돼 왔던 북.러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는 한편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회담을 갖고 동북아 정세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과 러시아측이 체결할 신(新)조약은 1961년 7월에 체결됐으나 95년 9월 러시아측이 '조.러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 의 폐기와 새 조약 추진방침을 발표한 이후 사실상 사문화한 옛 조약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번에 체결될 새 조약엔 한국측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빠진 일반적인 우호협력조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바노프 장관은 북한측과 북.미, 북.일 협상으로 초래될 한반도 정세 변화와 그동안 소원했던 러.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 등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실질적 지도자 김정일(金正日)과의 면담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그리고리 카라신 러시아 외무차관과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 박우천이 지난달 31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방문일정 등을 합의했다" 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