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공모주청약 '마크로젠] '유전자 생쥐' 첫 상업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국내 생명공학 분야의 벤처기업인 마크로젠이 이번 주에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실험용 생쥐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대표적인 '바이오 칩(생명공학 주식)' 으로 꼽힌다. 대학내 벤처기업 중 코스닥 등록 1호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랜만에 있는 공모주 청약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청약을 받았던 미디어솔루션은 1천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상장사인 동양증권과 코스닥 종목인 새롬기술.아이앤티텔레콤은 실권주 청약을 받는다. 동양증권은 실권주 물량이 7백만주 이상으로 많지만 새롬기술.아이앤티텔레콤은 물량이 얼마 안돼 경합이 치열할 전망이다.

◇ 마크로젠은 어떤 회사〓과학기술부의 선진 7개국(G7)프로젝트 중 하나로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쥐 생산을 상업화할 목적으로 1997년 6월 설립됐다.

설립자인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는 당시 교내 유전자이식연구소장으로 일하다 연구원들을 이끌고 창업했다. 서교수는 현재 사외이사로 회사의 연구부문을 기획.지도하고 있다.

주요 제품인 유전자 이식 생쥐는 특정 유전자를 넣어 특정 단백질이 생쥐 안에 생성되도록 하는 것. 유전자 적중이란 또다른 제품은 생쥐에 들어 있는 특정 유전자를 파괴(적중)시켜 특정 단백질이 생쥐 안에 생기지 않도록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 유전자가 어떤 질병과 관련있는지 알 수 있다.

대표이사 송원일씨는 코스닥 등록을 위해 영입한 전문경영인으로 한불종금.보람증권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연구인력은 22명으로 이중 16명이 석사나 박사학위 소지자다.

최대 주주는 서교수의 처와 회사임원 등으로 27.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제약업체인 녹십자(20.3%)와 벤처캐피털인 한국기술투자(19.2%)도 주요 주주다.

주간사인 한화증권은 올 6월 결산에서 21억원의 매출에 3천만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내년 6월 결산에선 87억원의 매출에 17억원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 전문가 의견〓황두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반 생쥐 가격(3천~7천원)에 비해 유전자 이식 생쥐 가격은 약 5백만원으로 월등히 높다" 며 "국내 시장에선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 고 말했다.

투자 위험에 대해 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력 사업부문이 국내에서 이제 형성되는 단계여서 대형 수요업체를 확보하지 못해 영업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수 있다" 며 "미국의 동종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 이라고 설명했다.

안재현 한국투자신탁 펀드매니저는 "내년 예상 실적으로 본 적정주가는 1만1천원선으로 20% 가량의 수익이 기대된다" 며 "다만 공모가(9천원)가 공모희망가(5천원)에 비해 너무 높은 편" 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