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구효서씨 등 '전업작가 협의회' 결성 본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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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다른 직업 없이 글쓰기로만 살아가는 전업(專業)작가들의 권익과 창작지원을 위한 '전업작가 협의회' (가칭)가 만들어진다.

문단의 어른격인 중진작가 김주영.김원일.윤후명씨, 문단의 허리격인 40대 작가 박상우.구효서씨 등은 최근 사단법인 형태로 협의회를 만들기로 하고 발기인 모집 등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3월까지 동료문인들의 동의서를 받는 방식으로 회원들을 규합하고, 4월중에는 법인으로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협의회의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해 3월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전업작가 문학포럼' 에서다.

자신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전업작가들만의 모임' 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이미 많이 있는 단체들과 중복된다' 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김주영씨는 "그간 양론이 있었지만 전업작가라는 특수한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모임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료 문인들과 논의를 하면서 더 늦기 전에 후배 문인들을 위해 나서야겠다고 느끼게 됐다" 고 밝혔다.

협의회는 광범위한 부류의 문인들이 참가하고 있는 기존 문인단체들과 달리 '왕성한 창작활동을 보이고 있는 전업작가' 로 회원자격을 엄격하게 제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전업작가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사람은 1백여명으로 추산된다.

협의회의 활동방향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작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줌으로써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정부지원 등에서 전업작가들이 오히려 소외되고 있기에 모임이라는 형태로 제 몫의 권익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윤후명씨는 "우리는 직업이 있는 작가들과 달리 글쓰기만으로 먹고 산다.

제대로 된 글을 쓰기위해 돈벌기를 실제로 포기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문예진흥원의 지원금 같은 기존의 제도는 전업작가의 특수한 처지를 배려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안되고 있다.

특히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이 많아 개인적으로는 지원을 받기 힘든 문제가 있다" 며 '조직' 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의회는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받는 창구이자 배분기관 역할을 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창작지원기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두번째는 작가들의 고유권한인 저작권을 보호해주는 활동이다.

출판사로부터 의 보호가 급선무다.

이상문학상을 받은 작가 중 일부는 지난해 3월 상을 주관하는 출판사인 '문학사상' 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 저작권 시비가 법정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이 저작권을 둘러싸고 작가와 출판사간에 빚어져온 갈등 해결에도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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