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로운 예술의 해' 개막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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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새로운 예술의 해' (추진위원장 강석희)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22일 오후 2시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이 그것. 기왕의 연극.미술.건축 등 전통 개념의 예술장르의 해가 무미건조한 선포식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새로운 예술' 답게 첨단 멀티미디어 인터액티브 아트를 선보인다.

한양대 이돈응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은 개막공연 '새로운 예술의 해가 열린다' 는 쌍방향 상호교감이 핵심이다.

피리가 연주되는 국립극장 대극장에 앉아 있는 관객이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현대무용 퍼포먼스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식이다. 공연장만 그런 것이 아니다.

관객이 현장에서 공연에 참여하면 바로 전혀 새로운 예술로 나타난다. 관객과 공연의 교감이다.

1시간 30분동안 국립극장의 대극장.소극장.로비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피리와 컴퓨터의 인터액티브' 는 서로 다른 곳의 공연을 보는 것에서 더 나아간다. 네트워크를 통해 피리 소리가 다른 공간에 전해지면 그 곳에서는 이를 컴퓨터로 변형시킨다. 이 컴퓨터 변형음과 원래 피리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낸다.

지난 1984년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 이 실시간 중계에 그친 일방향 네트워크 예술인데 비해 이 개막공연은 서로 다른 공간의 이벤트에 상호반응하는 새로운 아트인 셈이다.

이교수는 "인터넷의 장점은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 이라며 "새로운 예술도 미리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에 즉흥적으로 펼치는 것이 될 것" 이라고 말한다.

이교수는 이를 확대해 올해 독일 하노버 엑스포에서 위성을 이용한 대형 인터액티브 아트를 기획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성호 교수가 만드는 '인간과 멀티미디어 인터액티브' 는 터치센서를 이용한 작품이다. 센서가 감응해 내는 음향에 따라 영상이 달라진다.

관객들은 국립극장 로비에 들어서면서부터 공연에 참여하게 된다. 사람들의 소리가 모두 컴퓨터에 녹취돼 이날의 피날레인 '음성혼합 합창곡' (임종우 작곡)의 한 부분을 이루게 된다.

이외에도 사람의 동작을 이미지와 음악으로 바꿔주는 '비주얼 투 뮤직 시스템' , 광센서 터치 기계 등 다양한 테크노 음향기기들과 쳄발로 연주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강석희 위원장은 "개막공연을 1년치의 총합이 아니라 하나의 시작으로 봐달라" 고 주문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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