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해봤나? 주 100시간 일할 수 있나? 영어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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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대로였다. 최원철 애널리스트는 “오전 7시까지 출근해 오후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력·성실성·영어 실력을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 꼽았다. 그는 “면접관이 ‘왜 우리가 당신을 뽑아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일주일에 100시간은 거뜬히 일할 수 있다(체력). 매일 오전 7시까지 출근할 수 있다(성실성). 영어 보고서 읽는 것도 자신 있다(영어 실력)’고 답하면 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란 직업, 만만치 않다.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최원철(왼쪽에서 넷째) 애널리스트가 강의에 앞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신수동 서강대 학생회관(C관) 301호에서 ‘취업 선배와의 대화’가 열렸다.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거시분석팀 최원철 애널리스트가 강사로 나섰다. 그는 산업별로 주식 시황을 분석·예측해 전망이 밝은 종목을 펀드 매니저에게 추천하는 일을 한다. “바쁘기도 하지만 전망이 어긋났을 경우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그런데도 그가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제가 예측한 주가가 실제 시장 가격과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을 때 짜릿합니다. ‘정답을 맞힌 느낌’이랄까요. 힘들지만 참고 일할 수 있는 것도 그런 매력 때문입니다.”

그는 그런 매력을 대학시절부터 느꼈다. 주식투자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직접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 주식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산운용사에 입사하려면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며 “주식 관련 수업을 듣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직접 주식 투자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입사할 때 면접관이 가장 관심 가지고 물었던 부분은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었다”며 “실전 투자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와 취업 준비의 기본은 ‘홈페이지’”라고도 했다.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주식 투자 정보를 얻기 위해 기초자료가 됐던 것은 홈페이지라는 것이다. 그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한 일도 홈페이지에 들른 것이었다. 그는 특히 “자산운용사에 취업할 생각이라면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운용 철학(원칙을 준수하는 투자, 가치 투자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냉정한 충고도 이어졌다. 그는 “단순히 ‘금융권 회사에 취업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는 부족하다”며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의 차이를 알아 두는 것은 기본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놓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자산운용사만 지원했다”며 “3~4군데 불합격하면서 오히려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강의를 마치고도 최원철 애널리스트 주변에는 질문을 하려는 참가자가 줄을 섰다. 취업준비생 강승준(30)씨는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현직자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왔다”며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 오세요

- 10일(화): 스튜어디스 비밀노트.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정진희 사무장.
- 장소시간: 서울 신수동 서강대 학생회관
(C관) 301호. 오후 4시 30분.
참고: joins.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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