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딱이네’… CMA, 맞춤 서비스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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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동양종금증권은 9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공략하기 위한 ‘자녀맞춤형 CMA’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만 18세 이하 자녀 이름으로 가입하면 최대 연 4.5~4.8%의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온라인 강의 무료수강권, 어린이 경제캠프 추첨 등 어린 자녀를 위한 서비스도 따라온다. 부모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이나 펀드 매수금액에 따라 최대 월 13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용돈 캐시백’ 서비스도 제공된다.

아파트에 사는 주부층을 CMA 고객으로 끌어오기 위한 서비스도 있다. 현대증권이 선보인 ‘아파트·상가 관리비 자동납부 서비스’가 그 예다. 전국 아파트·상가의 90% 이상에서 관리비를 CMA계좌로 자동 납부할 수 있다. 납부 마감일인데 계좌 잔액이 부족할 땐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SMS알리미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대출이 필요한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속속 선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CMA 계좌가 있는 고객에게 500만~2000만원까지 보증·담보 없이 빌려주는 서비스를 지난달 도입했다. 기존에 있던 담보대출서비스에 신용대출 기능까지 더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옥토비즈’는 자영업자 전용으로 특화된 CMA 상품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에 예치된 자산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자금관리 기능이 있다. 특히 신용카드 가맹점의 매출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에게 편리하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건 고금리만으로는 급여통장을 끌어 모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 소액 지급결제 서비스가 도입된 8월 이후 CMA 계좌 수는 7.8% 늘었지만 잔액은 오히려 3.5% 줄었다. 은행들이 연 5%대 고금리 월급통장을 잇따라 내놓으며 견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증권사 CMA의 경우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자동이체 몇 건 이상’과 같은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것도 걸림돌이 됐다.

동양종금증권 김승철 마케팅팀장은 “우대금리를 보고 가입할 만한 고객은 이미 거의 다 들어왔고, 금리 면에선 증권사 간 차별성도 거의 없어졌다”며 “이젠 증권사의 강점인 ‘맞춤형 자산관리’의 노하우를 살려 고객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MA=주거래 계좌’라는 인식을 더 확고히 심어주는 것도 증권사들이 노리는 부분이다. CMA는 그 자체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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