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논술 高大와 비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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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 10일 실시됐던 서울대 2000학년도 정시모집 논술시험 문제의 지문이 지난해 11월 1일 고려대가 실시한 2000학년도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의 논술 지문과 같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서울대와 고려대에 따르면 유사한 것으로 드러난 제시문은 계몽주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에밀' 제2부에서 발췌한 대목으로 교사가 어린이에게 도덕적 훈계를 하는 대화 내용과 이에 덧붙인 루소의 주장 부분. ' 서울대는 '도덕성을 갖춘 이성적 인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를 물었고 고려대는 에밀의 대목과 함께 이와 상반된 주장을 펼친 칸트의 '교육학에 관하여' 중 일부를 발췌, 두 예시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물었다.

두 학교는 일단 "우연의 일치가 빚어낸 해프닝일 뿐이며 제시문에 대한 질문의 초점도 달라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 는 입장이다.

8백여명이 응시해 1백10명을 선발한 고려대는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 문제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문제지에 답안을 쓰도록 해 회수했다는 것이다.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 '에밀' 은 수험생들이 논술 준비를 하면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고전" 이라며 "다만 고려대 외국인 특차시험을 보고 서울대 정시모집에 응시한 극히 소수의 수험생들은 조금 유리했을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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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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