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홍콩 PCCW 리차드 리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홍콩의 신생 기업 퍼시픽 센추리 사이버 웍스(PCCW)가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판으로 출범 8개월만에 초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 회사가 아시아의 인터넷 업계를 이끌어갈 총아로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PCCW는 홍콩 밖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지 모르지만 현재 시가 총액이 2백1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초고속 성장신화를 일궈나가고 있다.

이 기업이 화제를 낳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사장인 리차드 리(본명 李澤楷.33.사진)가 홍콩 재계의 거물 리카싱(李嘉誠)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리카싱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홍콩의 청콩 그룹과 허치슨왐포와 그룹을 세워 재신(財神)으로 통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포브스지는 지난해 리카싱이 1백3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 세계 10대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리는 아버지를 도와 사업을 하다 1993년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자신의 첫번째 미디어 벤처 기업이었던 스타TV를 매각했다.

이후 퍼시픽 센추리 그룹을 세운 리는 지난해 5월 통신장비 유통회사인 트리콤홀딩을 사들여 인터넷 사업에 뛰어 들었다.

당시 리는 위성을 이용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독특한 사업 아이디어에 아버지로부터 배운 사업수완을 접목, 관련 기업들과의 제휴 및 투자 계약을 차례로 성사시키며 그 만의 '인터넷 제국' 확장에 나섰다.

투자대상에는 미국 내에서 2백4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업체 소프트넷(SoftNet)과 미국계 거대 벤처펀드인 CMGI도 포함됐다.

리는 현재 케이블 TV 운영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위성에서 보낸 다양한 콘텐츠를 아시아의 수백만 가구에 전달할 하드웨어 구축작업을 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게임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 업체를 인수해 고객들에게 기존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리는 "2005년까지 1천6백만 가구에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 이라며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새로운 방식과 내용의 콘텐츠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선사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