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향해 뛰는 사람들] 왜 방송인에 공들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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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과 비례해 언론인, 특히 방송인들의 국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스타급 방송인들은 각 당의 영입 대상 1순위다.

정치권에서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폭넓은 인지도, 그리고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신뢰감 때문이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앵커 출신 맹형규(SBS).박성범(KBS).이윤성(KBS)의원을 영입해 상대당 중진 의원 격침에 성공하는 등 수도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야당으로 출마했던 국민회의 정동영(MBC)의원과 아나운서실장 출신의 자민련 변웅전(MBC)의원을 포함하면 여야를 통틀어 방송인 출신은 전원 당선의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전국적 지명도에다 TV 출연에도 익숙해 대외홍보에 집중 활용돼 왔다. 대선 당시 대변인을 맡아 특유의 논리적 어투로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정동영 의원이 그 케이스다.

孟의원 역시 당 대변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뉴스 진행 경력 때문에 이들의 발언은 친근감과 믿음을 더해주는 효과를 거뒀다.

이들은 의정활동도 대체로 활발했다. 지난 3년간 중앙일보 국회의원 평가에서 방송인 출신 의원 대부분이 상위권에 들었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역시 방송인의 진출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각 당 선거관계자의 전망이다.

그러나 학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선 "방송인들의 대거 정치권 참여는 자칫 해당 방송사의 편파보도로 이어질 수 있다" 고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신문방송학 교수는 "요즘 저녁 9시 뉴스를 보면 '저 앵커는 어느 당으로 출마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며 "방송 뉴스의 신뢰도를 해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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