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특수 예상하고 투자 늘렸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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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인해 하숙집들이 운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봄까지 만해도 대기자 명단까지 있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하숙집들은 방값을 20%가량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공실률이 20~30%로 늘어난 상태다.

주 원인으로는 타운내 일반 아파트 렌트비의 하락을 들 수 있다.

베벌리와 뉴햄프셔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갖춘 방을 700달러에 내놓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월 900달러씩 받던 방인데 올해들어 렌트비를 내린 스튜디오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손님을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료품값이 올라 식비는 약 10% 상승한 상황에서 방세는 덜 받아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시작된 ‘무비자 시대’를 맞아 특수를 노린 하숙업계는 무선 인터넷 설치 및 편의 시설을 갖추고 리모델링을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했지만 경기회복이 더뎌지면서 투자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과 노먼디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한국에서 건너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15일에서 한달 정도 방이 비어 있는 것은 기본이다. 아직까지도 무비자 특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3년 전에 주택을 구입해 하숙집으로 개조한 업주들의 경우 페이먼트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빼앗기는 사례도 있다.

USC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했던 조모씨는 ”지난 2005년 90만달러에 주택을 구입하고 10만달러를 들여 하숙집으로 개조했다“며 ”월 페이먼트 6000달러에 각종 유틸리티 비용 2000달러 등 한 달에 8000달러가 나간다. 지속적으로 공실률이 늘면서 페이먼트를 내지 못하게 됐고 결국 지난달 은행에게 집을 차압당했다“고 말했다.

LA중앙일보=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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