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2년전 산 중기제품 전화 한통에 바꿔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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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년 전쯤 서울 모 쇼핑센터에서 자동 칼갈이를 구입해 지금까지 잘 사용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칼갈이가 잘 작동하지 않아 집안 한쪽 구석에 치워놓았다. 그 후로도 잘 들지 않는 칼을 사용할 때마다 이 칼갈이가 생각나 다시 고쳐 써야겠다고 여러번 마음먹었었다.

얼마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포장박스에 적혀 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회사측은 애프터서비스센터는 없고 주소를 불러줄테니 그 곳으로 기계를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다시 소포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귀찮기도 했지만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제품을 보냈다.

얼마 뒤 그 회사로부터 소포가 날아왔다. 그 안에는 뜻밖에도 내가 보냈던 것 대신 새 제품이 들어 있었다. 물론 작동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1만원밖에 안되는 제품이어서 과연 제대로 고쳐줄지 반신반의했지만, 이 회사의 철저한 고객서비스 정신은 이러한 의구심을 싹 씻어줬다.

비록 중소기업 제품이었지만 대기업보다 더 훌륭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오랜만에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고객의 작은 불편이라도 관심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런 중소기업이 있는 한 우리나라의 장래는 어둡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미경 <서울 종로구 구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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