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찔수록 신종 플루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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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뚱뚱한 사람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IN1)에 더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국이 올해 봄부터 8월 11일까지 신종 플루로 입원치료를 받은 성인환자 중 체질량지수(BMI)가 확인된 268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30을 넘으면 비만, 40을 넘으면 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으로 삼은 신종 플루 환자 전체의 58%(156명)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도비만 환자는 25%(67명)에 달했다. 미국 전체 인구 중 고도비만자가 4.8%인 것에 비하면 다섯 배가 넘는 셈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의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인체에서 발견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쥐에게 주입한 결과 비만한 쥐는 42%가 죽었으나, 날씬한 쥐는 5%만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뚱뚱한 쥐의 경우 폐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시토킨 면역세포를 생성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플루 감염 비율이 높은 게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인지, 비만 자체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를 총괄한 캘리포니아 공중보건국 제니스 루이 박사는 “비만 환자 중 3분의 2가 신종 플루 감염 위험요소인 만성 폐질환·심장병 등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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