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은 값 또 깎는다" …'브랜드 값' 마저 뺀 할인점 자체상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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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할인점에서 자체 상표(Private Brand)로 파는 상품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PB상품은 인지도가 낮은 제조업체로선 판촉.광고비를 안들이고도 제품을 대량 팔 수 있고, 소비자로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살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최근에는 대기업의 유명 브랜드도 많이 납품돼 이른바 '브랜드 값을 뺀' 질좋은 상품을 값싸게 살 수 있게 됐다.

◇ 얼마나 쌀까〓PB제품은 동일 수준의 브랜드 상품보다 10~30% 정도 싸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우유(1ℓ)의 경우 제조업체의 브랜드를 쓴 제품은 1천1백50~1천4백원인데 비해 PB상품 가격은 9백50원선이라는 것. E마트는 한상자(20개)에 5천5백50원을 받는 E플러스 라면이 빙그레에서 봉지당 4백30원에 파는 '고추맛면' 과 같은 제품이라고 밝혔다.

값을 비교하면 E플러스가 절반에 가까운 봉지당 2백77원인 셈이다. 킴스클럽도 유한킴벌리에서 납품받은 피플 화장지(70m짜리 24개들이)를 9천5백원에 파는데, 다른 곳에서 1만2천여원에 팔리는 유한의 '비바' 와 동일한 것이다.

유승대 까르푸 구매본부장은 "PB상품은 제조업체에 기존 생산품보다 더 나은 품질로 만들어 납품하도록 요구한다" 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하는 매력 때문에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 어떤 상품이 있나〓 할인점들은 식음료품 및 생활용품에 치우친 PB상품을 가전.의류 등 고가품까지 확대하고 있다. E마트는 3백여 종의 PB상품을 팔고 있다.

PB별 취급품목을 보면 ▶ 'E플러스' 는 식음료.생활용품(1백50종)▶ '그린피아' 는 가구.주방용품(30종)▶ '키즈랜드' 는 출산용품 및 어린이 의류(80종)▶ '투모로우' 는 속옷.수건 류(50종) 등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여성의류 브랜드로 20~30대용의 '미시갤러리' 와 장년층용의 '우먼스리포트' 를 도입해 성인 의류까지 품목을 확대했다.

까르푸는 '까르푸' 브랜드로 30종의 식품 및 80종의 생활용품을, '하모니' 브랜드로 2백종의 의류.신발을 판매하고 있다.

킴스클럽은 ▶ '피플' (식음료품)▶ '육림원' (육류 제품)▶ '킴스클럽' (수산.건어물.생활용품)을 내놓았다. 킴스클럽은 '레마' 와 '스텔리언' 브랜드로 남성용 여름 셔츠와 와이셔츠도 팔고 있다.

롯데 마그넷은 60여 종의 식음료.생활용품.잡화류를 '마그넷' 이라는 이름으로 판매중이다. 이 업체는 최근 '위드원(여성 캐주얼)' '클럽맥(남성 스포츠 의류)' '윈저롯데(남성 와이셔츠.넥타이.양말)' '로티 앤 로리(아동복.문구.완구)' 등의 브랜드를 새로 개발, 취급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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