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00일 앞으로] 여론조사가 '공천 저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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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천 물갈이설에 시달리는 국민회의 현역의원들은 요즘 한화갑(韓和甲) 사무총장과 민주신당(가칭)의 정균환(鄭均桓) 조직책 선정위원장이 들고 다니는 가방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가방 속엔 지난 연말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수도권(96개 선거구)을 포함한 전지역의 여론조사 결과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미 "공천 제1기준은 당선 가능성" 이라고 확인했다. 자민련과의 연합공천 문제에 대해 "당선 가능성 위주로 공천하자" 고 나서는 근거도 역시 여론조사 결과다.

金대통령은 지난 97년 대선 때 아침 저녁으로 여러 기관에서 흘러 나오는 여론조사의 추이를 직접 체크하는 등 여론조사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한나라당도 이회창 총재가 "내 몫 안챙길 것" 이라는 선언과 함께 원외위원장 지역 전체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원내지역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고려, 비밀리에 하고 있다고 한다.

여야의 선거 여론조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여러 조사들에 따르면 고참 현역 의원일수록 유권자의 거센 물갈이 요구를 받고 있다" 고 최근 조사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래서 힘깨나 쓰는 중량급의 요청에 따라 일부 왜곡돼 전달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게 이 전문가의 귀띔이다.

전영기 기자 chuny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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