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신년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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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국 스포츠는 새 천년에도 역동적인 역사를 이어갈 것이다. 그 역사의 중심에서 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뉴스 메이커들을 통해 새 천년 한국 스포츠를 조망해본다.

"새 천년은 전세계가 국경없는 평화시대로 접어들게 돼 민족적 우월성을 강조할 도구로서 스포츠는 더욱 중시될 것입니다. "

한국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은 새 천년 한국스포츠의 비전으로 '스포츠 일류국가' 를 제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기도 한 김회장은 "한국스포츠가 그동안 쌓아왔던 찬란한 금자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회장으로부터 새 천년 한국스포츠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 올해는 올림픽의 해로서 국민의 관심이 시드니올림픽에 쏠리게 됩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새 천년 한국스포츠의 위상과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대회가 될 것입니다. 대한체육회는 98년 12월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바로 시드니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강화훈련 계획을 수립, 태릉선수촌을 중심으로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지역예선전에서 예상했던 성적을 거두며 속속 출전자격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8종목 1백32명의 선수가 출전자격을 획득했는데 이런 추세라면 시드니올림픽에는 애틀랜타올림픽 참가수준인 26종목 4백28명 이상의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성적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경기는 늘 변수가 많아서 확정적으로 예상하기는 곤란하나 10위권 이내는 유지하리라고 봅니다. 특히 이번에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세계속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심어주는데 앞장설 뿐만 아니라 경기력에서도 10위권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강한 태권도.양궁.레슬링.배드민턴.유도에서 금메달이 예상되고 사격.핸드볼.체조.역도.하키.탁구.펜싱.사이클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올림픽이 너무 비대해졌다는 견해도 있는데 올림픽운동이 새 천년에는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올림픽은 인류 최대의 제전으로서 평화와 화합을 추구해 왔습니다. 보다 잘 사는 사회, 보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사회를 약속하는 전향적 사회문화운동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올림픽의 이런 기능은 전세계 국가들로부터 인정받았고 지지받아 왔습니다. 21세기 올림픽은 계속 발전하면서 지구촌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는 광장이 될 것입니다. 이같은 영향과 기능으로 볼 때 올림픽은 더욱 커져야 하며 올림픽 정신은 더욱 확대돼야 할 것입니다. 물론 경기가 커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신이 커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올림픽의 비대화에 대해서는 그동안 IOC가 지역예선전을 치르게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IOC는 정식종목 확대를 신중히 결정하고 참가인원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 최대 제전에 걸맞은 올림픽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전세계 IOC 회원국의 공통된 의견도 수렴해 나갈 것입니다. "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IMF로 많이 위축됐는데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요.

"스포츠는 경제와 직결됩니다. IMF 한파로 한국스포츠는 97년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업팀이 해체되고 선수들도 생활의 방편을 찾아 선수생활을 중단하는 경우가 속출했지요. 최근 실업팀 창단이 줄을 잇고 있는 등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어 다행입니다. 한국스포츠는 아직 재정적 자립기반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먼저 재정자립의 기틀을 이룩하고 아울러 실업팀들도 스포츠가 단순히 소모적인 것이 아니고 생산적인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본인은 실업팀 창단, 재정자립을 위한 마케팅 도입, 그리고 시.도지부와 47개 경기단체 활성화를 통해서 탄탄한 한국스포츠 발전의 기반을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차기 IOC위원장 후보로 주목을 받고 계신데 출마할 의향은 없으신지.

"IOC위원장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영광이 되는 자리죠. 2001년 IOC총회때 차기 위원장이 결정되는데 물론 IOC헌장에 의거해 IOC위원들의 투표로 선출됩니다. 천운도 따라야 하겠고…. 많은 IOC위원들로부터 도전을 권유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제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아마도 많은 견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

-새 천년을 맞아 스포츠팬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국민여러분의 성원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스포츠가 세계적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배전의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대한체육회도 기대에 부응토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새해에도 스포츠와 함께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이룩하길 바라면서 행운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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