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자' 펴낸 배순훈 전 정통부 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탱크주의의 전도사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그가 유학생활.대우전자 사장.대학교수 등을 역임하며 경험한 것을 토대로 21세기의 화두를 제시한 '기본으로 돌아가자' (중앙M&B.7천원)를 펴냈다.

벤처기업과 코스닥이 상징하는 테크노 기술의 시대에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유는 무엇일까.

- 다른 생각과 기발한 사고로 무장한 벤처기업의 창의성이 21세기 대안이라는 말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주장이 서로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

"이 책의 궁극적 메시지는 '사랑과 평화가 충만한 사회' 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은 돈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요즘 정보통신 사업은 무조건 돈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술에만 집착해서는 얼마 못간다. 상식과 기본에 근거를 두지 않은 창의성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빌 게이츠도 돈 벌자마자 사회 봉사에 돈을 쓰지 않았나. 이런 기본을 만들자는 것이다. "

- 서점가에는 이미 현각.원성.법정 스님 등의 책이 베스트 셀러일 정도로 생각의 기본을 바로 세우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어떻게 다른지.

"이 책들은 '마음을 비우자' 는 건데, 그 뜻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빠지면 구체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 변화없고 안전한 사회에서 고위험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다. 나는 이걸 인정하고 이를 돌파할 창의성의 5가지 패턴을 제시하고 있다. "

- 그 변화의 와중에서 배교수가 22년간 몸을 담았던 대우그룹은 실패했다. 이 책에서도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부자가 돼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면 무리한 것도 밀고나가게 된다.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적 문제다. 대우도 마찬가지였으며 변화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 "

- 이 책이 제시하는 창의적 사고의 5가지 패턴으로 보면 김우중 전 회장은 어떤 사람인가.

"사고의 단계가 굉장히 분명한 사람이다. '문제를 정의하라' '철저히 공부하라' '까맣게 잊어버려라'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것을 포착하라' 까지 4단계는 잘하는데 마지막인 '반짝이는 것이 모두 황금은 아니다' 의 사고가 부족하다. 검증을 하는데 불철저했다는 뜻이다. "

- 이 개념은 어떻게 만들었나.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할 때 생각해 냈다. 여러 심리학 책을 참조했으니 완전히 나의 독창적 개념이라 할 수는 없다. 벤처가 뜨면서 졸업하자마자 억대 연봉을 받는 학생들을 연봉 4~5천만원의 대학교수가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다 기본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

우상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