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하이브리드카 흑자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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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부문에서 올해 처음으로 흑자가 예상된다. 1997년 말 세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를 시판한 이래 처음이다.”

3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도요타 시승회에서 만난 오쓰카 아키히코(48·사진) 프리우스 담당 수석 엔지니어는 “하이브리드카에서 이익이 나는 것은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비가 좋은 10여 종류의 모델이 골고루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2월 출시된 3세대 프리우스 개발을 총지휘했다. 현재 2010년형 프리우스 개발도 맡고 있다.

도요타의 올해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60만 대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에서 프리우스만 1∼10월 15만 대 이상 팔려 하이브리드카가 처음으로 일반 승용차를 제치고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프리우스는 지난달 한국에서도 출시돼 보름 만에 예약 대수가 500대를 넘어섰다.

그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는 휘발유와 전기 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는 이익이 나지 않는 차로서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이현순 현대차 연구개발 총괄 부회장은 올해 7월 아반떼LPi 하이브리드카 발표회에서 “하이브리드카는 양산을 해도 적자가 나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겠다”며 “선발업체인 도요타도 하이브리드카를 팔면 수백만원대의 적자를 낼 정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쓰카 수석 엔지니어는 이날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카로 이익이 나는 것은 부품 수를 줄인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세대까지 세 번째 풀 모델 체인지가 이어지면서 초창기 모델에 비해 부품 수를 5% 정도 줄였고 조립을 보다 쉽게 했다”며 “이런 효과가 양산과 맞물려 이익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카는 모터·배터리·인버터 등 각종 전자장비가 많아 일반 승용차(통상 2만 개)보다 부품 수가 2000개 이상 많다. 프리우스는 현재 일본 도요타시 등 2개 공장에서 월 5만 대씩 생산된다.

이에 앞서 도요타 한국 출시를 위해 내한했던 후노 유키토시 도요타 해외영업 총괄 부사장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이브리드카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면서 이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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