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빔 콕 전 총리 서울 온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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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국무총리실에 빔 콕(71) 전 네덜란드 총리가 찾아왔다. 1982년 노총 위원장 재직 시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사·정 대타협(바세나르 협약)을 통해 ‘네덜란드의 기적’을 일궈낸 주역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노동당 총재와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냈고, 총리직을 연임하기도 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나란히 선 정운찬 총리는 “빔 콕 전 총리가 나보다 훨씬 키가 크다. 유감이다(I’m sorry)”라며 농담을 했다. 정 총리는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한국은 네덜란드의 노·사·정 협조 모델에서 (해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빔 콕 전 총리의 업적을 강조했다. 빔 콕 전 총리는 “환경 문제는 전 세계가 당면한 핵심 문제인데, 한국의 새만금 프로젝트는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을 합쳐 매력적이다. 전 세계 환경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활동을 평가했다.

빔 콕 전 총리의 방한은 그가 ‘새만금 명예자문관’으로 위촉되면서 성사됐다. 그는 지난 6월 네덜란드를 방문했던 박영준 국무차장이 무보수 명예직인 자문관직을 제안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관계자는 “새만금 사업은 이해관계 충돌이 많은 사안”이라며 “ 그런 충돌 해결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빔 콕 전 총리가 의미 있는 조언을 많이 해주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날 위촉식에는 지난 9월 명예자문관으로 먼저 위촉된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과 전날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에 위촉된 강현욱 전 전북지사가 함께했다. 정 총리는 빔 콕 전 총리에게 “최고의 행정가인 강현욱 전 지사와 최고의 CEO인 윤종용 고문과 함께 새만금을 최고 명품도시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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