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경제변수 새해 전망] '미주가는 계속 뜨고 유가는 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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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2000년 세계경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두가지로 집약된다.

미국 증시가 고공비행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올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밀레니엄 지구촌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두 변수에 대해 전문가들의 분석은 현재로선 낙관적이다.

◇ 식을줄 모르는 월가의 열기〓미국 민간경제연구소와 월가의 분석가들은 "내년에도 미 증시의 대세상승은 이어질 것" 이라고 목소리를 모은다. 내년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7~3.8%로 올해의 3.9~4.0%와 거의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한 산업재편이 탄탄하게 미 증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프루덴셜 증권의 랄프 아캄포라는 25일 "정보통신.인터넷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미 증시는 이제 날개를 달았다.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며 '다우지수는 내년 1만3천대를 돌파하고 향후 6년이내에 2만5천포인트까지 뛰어 오를 것" 이라고 단언했다.

물론 금리인상 우려와 유가 상승, 그리고 달러화의 약세는 제조.금융업계에 타격을 주겠지만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이를 극복하고도 남을 힘을 미 증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시가총액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등 미국의 첨단 기업들은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현 상황은 다우지수가 5백%나 뛰어올랐던 50년대를 연상시킨다" 며 "당시에도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은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그 힘이 증시 전반을 끌고 갔다" 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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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년 12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 증시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정치적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미국 가계의 절반 가량이 현재 직.간접적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거품이 빠지면서 미 증쳄?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 안정세로 돌아서는 유가〓배럴당 30달러선에 근접하며 91년1월 걸프전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던 유가는 내년 이후 다소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에 5% 이상 증산에 나서 유가 상승세가 꺾일 것" 이라며 "두바이유의 경우 평균 배럴당 22달러선을 유지할 것" 으로 예측했다.

내년 유가 동향에서 최대 변수는 OPEC의 감산 여부다. 일단 사우디.쿠웨이트 등 OPEC 국가들은 당초 약속대로 내년 3월말까지 현재의 생산량, 즉 하루 2천2백97만배럴을 준수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전반적인 석유수요 감소와 비 OPEC국가의 증산 움직임 등을 우려한 OPEC국가들이 감산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감산 연장을 단행할 경우에는 유가 급등세가 또다시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코메르츠뱅크의 석유분석가 루시 해스킨스는 "현재 유가에는 반영될 수 있는 상승요인은 모두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며 "내년도 평균 유가는 19.5달러선을 유지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유가는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2월중순까지는 배럴당 30달러에 근접하며 다시 한번 상승장을 맞겠지만 이후 서서히 떨어져 배럴당 20달러 정도에 안착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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