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 이상훈의 갈기머리 '뜨거운 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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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삼손' 의 머리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 다. 성서에서도 그랬고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럴 전망이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그 유명한 '삼손' 이상훈의 갈기머리에 대해 넌지시 문제를 제기한 것. 현재 이상훈의 머리칼은 어깨를 덮고도 남는 길이에 갈색 물까지 들인 상태. 레드삭스 스카우트 레이 포인테빈트는 지난 23일 인터뷰 도중 이상훈이 머리를 '조금' 잘랐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유도 타당성이 있다.

우선 야구 이외의 것으로 주목을 받으면 본인이 피곤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그는 보수적인 보스턴 언론과 까탈스러운 팬들의 시각을 우려했다. 거기에 성적이라도 부진할 경우 집중포화를 얻어맞을 게 뻔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과거 데니스 에커슬리처럼, 또는 지난 시즌 로드 벡처럼 어깨에 살짝 닿을 정도만 길러 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이상훈은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그는 보스턴 못지 않은 일본에서도 머리를 길렀다.

또 그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머리를 깎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누차 밝혀왔다. 단 한사람, 그의 고려대 시절 감독인 최남수 감독의 지시면 빡빡머리라도 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이미 고인이다.

이상훈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미국에 나타날까.

LA지사〓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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