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 불법증자 혐의 신명수 회장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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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지검 특수1부(李勳圭부장검사)는 23일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의 사돈 신명수(申明秀.58)신동방그룹 회장이 회사 경영상태를 숨긴 채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전환사채를 공모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주 등에게 2천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포착, 이날 전격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申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24일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배임)과 증권거래법 위반죄 등을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22일 신동방그룹 재정본부장인 임용석(52)상무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申회장은 지난 3월 25일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상태가 양호한 것처럼 속여 보통주 3백만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강행, 대금 2백85억원이 입금되자마자 같은 날 한빛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 청약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다.

申회장은 또 지난해 9월 김석기(金石基)한누리증권 전 대표이사와 공모, 신동방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한누리증권과 申회장, 金전사장이 사실상 공동 소유하고 있는 서울창업투자에 1백억원어치를 배정하고 신동방에 대한 호재성 공시를 계속, 주가를 1만3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끌어올린 뒤 전환사채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해 4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申회장은 지난 96년 8월 말레이시아에 개인 명의로 설립한 '퍼시픽 이글 인베스트먼트' 'PE텔레콤 인베스트먼트' 등 유령회사가 금리변동부사채(FRN)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신동방이 지급보증토록 한 뒤 이들 회사가 채무상환 능력이 없게 되자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신동방 자금을 이용, 6천1백만달러를 대신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申회장이 이 과정에서 거액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申회장은 담보를 제대로 설정하지도 않고 ㈜로터스가든 등 6개 기업에 회사자금 4백억원을 빌려줘 신동방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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