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000명'그룹 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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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이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5000명을 뽑는다. 또 외환위기 이후 계열사별로 뽑아온 채용방식을 일부 바꿔 적성검사 등의 전형을 동시에 치르기로 했다.

삼성은 5일 삼성전자 3150명, 삼성전기 340명 등 계열사 22곳에서 모두 5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원서는 6~13일 각 계열사가 동시에 접수하고, 1차 직무적성검사(SSAT)도 다음달 10일 동시에 하기로 했다. 삼성은 6일자 각 일간신문에 채용 광고를 냈다.

삼성은 연구개발.기술.디자인 등 일부 전문 기술직군을 제외하고 영업.구매.자산운영.경영지원직 등 전 직군에 걸쳐 지원자의 전공 제한을 없앴다. 여성 인력도 30%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공계 인력이 과반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가 채용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1998년 그룹 차원의 공개 채용을 폐지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은 57년부터 97년까지 그룹에서 공개채용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선단경영'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98년부터 계열사별로 수시 채용방식을 택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복 지원을 막아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차원에서 채용 일정 일부를 통일했다"며 "과거처럼 그룹 차원에서 합격자를 뽑아 각 계열사로 배치하는 통합 공채방식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원서 접수와 적성검사 일정만 같을 뿐 지원 조건, 전형 방식, 2차 면접 및 발표 일정 등은 각 계열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로써 삼성이 올해 뽑는 대졸 신입사원은 상반기(3060명)를 포함해 8000명이 넘게 됐다. 이는 지난해(6700명)보다 약 20% 늘어난 규모다.

삼성이 채용을 늘린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 사업의 호황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채용을 늘려 달라는 정부의 요구에도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5월 재계 총수들의 청와대 간담회 뒤 올해 전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연초 계획보다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입사 지원은 삼성 채용 홈페이지(www.dearsamsung.co.kr)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홈페이지에 안내된 회사별 채용 공고문을 보고 지원 절차를 밟으면 된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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