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으로 가는길] 재수생 강세 갈수록 두드러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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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시험을 주관했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당초 예상(상위 50% 집단이 8~10점 상승)과 비슷하게 9점 가량 올랐다.

3백~3백50점대 중상위권이 대폭 두터워진 데다 고득점자도 크게 증가, 수능이 합격.불합격에 미치는 영향력(변별력)이 더욱 낮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 대학입시에서는 상당한 혼전과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상위권 대학과 인기학과의 경우 3백80점 이상 고득점자라도 1백% 특차합격을 자신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특차지원과 함께 정시모집도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영역별 가중치 부여 등 변수들을 생각해 교차지원 등 다양한 지원전략을 짜야할 때다.

◇ 원점수 분포〓전체 수험생의 평균점수(2백49.6점)가 지난해(2백40.3점)보다 9.3점 올랐다. 올해도 만점자가 1명 나왔으며 응시생 10명 중 3명꼴로 3백점을 넘었다. 3백80점 이상 고득점자(6천5백97명)도 지난해(4천2백49명)보다 64% 증가했다.

상위권보다는 중하위권으로 갈수록 점수 상승폭이 커져 지난해에 비해 계열.점수대에 따라 3백70점 이상은 2~6점, 3백50~3백70점대는 4~12점, 3백~3백40점대는 6~14점, 2백50~3백점대는 9~18점까지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 영역별 성적〓유일하게 언어영역 평균성적(76.1점)이 지난해(84.7점)보다 8.6점 떨어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측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내는 등 언어영역의 문제가 참신해졌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수리탐구Ⅰ 등 나머지 영역의 평균점수는 2.2~6.1점 높아졌다.

그러나 상위 50%이상 집단의 평균점수를 보면 언어.수리탐구Ⅱ.외국어는 모두 1백점 만점 기준에 75점(평가원의 출제 목표)을 넘었으나 수리탐구Ⅰ(수학)은 64.8점에 머물러 역시 많은 학생들에게는 수학이 까다로운 과목인 것으로 분석됐다

◇ 계열별 성적〓평균 성적은 인문계 2백49.1점, 자연계 2백63.8점, 예체능계 2백14점으로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14.7점 높았다. 사회탐구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도 자연계 평균이 인문계보다 1(언어)~18.2(과학탐구)점 많았다.

특히 수능 3백60~3백80점대 고득점자의 경우 인문계는 1만5천여명으로 지난해(1만1천여명)보다 4천7백여명 증가했지만 자연계는 지난해 1만3천여명에서 2만3천여명으로 69%(9천여명) 늘었다.

응시생 가운데 3백60점 이상 득점자는 인문계가 4.2%였지만 자연계는 9%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인문계 고득점자가 교차지원을 활용, 의대 등 자연계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일이 많았지만 올해는 이같이 현상이 주춤해지는 대신 '자연계 학생이 법대.경영대 등 인문계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 남녀별 성적〓수리탐구Ⅰ.Ⅱ가 쉽게 출제되면서 여학생 평균성적(2백52.9점)이 남학생(2백46.7점)보다 6.22점 높았다.

3백80점 이상 인문.자연계 고득점자 가운데 여학생 비율이 지난해는 4천2백여명 중 25%(1천55명)였으나 올해는 6천5백여명 중 34%(2천2백여명)로 증가, 상위권대.인기학과에서 여학생의 강세가 예상된다.

◇ 재학생.재수생〓수능이 쉬워지면서 재수생 강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전체 응시생 중 재수생 평균(2백58.2점)이 재학생(2백47점)보다 11.2점 많았다. 지난해는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2.9점 높았었다.

상위 50%이상 집단에서도 재수생 평균(3백17점)이 재학생(3백8. 9점)보다 8.1점 많았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우수한 재수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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