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즈니서 첫 시가전…체첸반군 반격에 러시아군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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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그로즈니 AP.AFP〓연합]러시아연방군은 15일 체첸 공격 개시 후 처음으로 탱크 등을 동원해 체첸 수도 그로즈니 시내로 진격, 반군들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였다.

이는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점령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군측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정면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탱크 7대, 장갑차 8대 가량을 앞세워 그로즈니 중심부에서 3㎞밖에 떨어지지 않은 미누트카 광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 광장에서 체첸 반군들이 미리 쳐 놓은 함정에 걸려 대오가 흐트러졌으며 이 틈을 타 체첸 반군은 로켓추진 소화탄으로 집중 공격, 러시아군을 격퇴시켰다.

3시간에 걸친 전투가 중단된 오후 11시쯤(현지시간) 미누트카 광장에서는 버려진 탱크와 장갑차들이 불타고 있었으며 그 주변에는 러시아군 시체들이 뒹굴고 있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군은 퇴각 후에도 시내 포격을 멈추지 않아 폐허화된 그로즈니 시내 곳곳에서는 붉은 섬광과 함께 검은 연기가 잇따라 피어올랐다.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수일 내에 그로즈니를 함락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전투에서도 러시아군 1백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지휘부는 그로즈니에 남아 있는 반군이 7천여명에 이르며 지난 수주일 동안 참호에 깊이 몸을 숨긴 채 진지를 구축하고 무기를 손질하며 러시아 공격에 대비해왔다고 주장하며 결사항전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은 크누트 볼레베크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장 등의 국제적 중재 속에 러시아와 정전협상을 벌일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러시아측은 그로즈니의 민간인 등 인도주의적 문제만을 논의하겠다고 못박고 있어 협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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