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내성 가진 변종 생길 가능성 희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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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전재희(사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환자 증가세는 12월 중순께 정점을 치고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때쯤이면 11월부터 백신접종을 한 학생들이 면역력을 갖는다는 판단에서다. 또 “지금 유행하는 신종 플루의 변종이 생기거나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앙SUNDAY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인터뷰는 전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이틀 후인 10월 29일 서울 계동 장관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전 장관은 복지부는 물론, 총리실·교육과학기술부·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실무자가 참여하고 있는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의 최고 책임자다.

그는 “미국 전문가들도 8월까지 변종이 나타나지 않은 이상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고 했다”며 “환자들을 추적조사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타미플루 내성이 생긴 경우는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가축을 키우는 사람을 백신 예방접종 최우선 순위에 넣은 것도 만의 하나 일어날 수 있는 변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플루 바이러스는 8월까지 변이가 생기지 않으면 그 이후 변종이 생기더라도 계절적으로 확산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기존 플루 바이러스와의 경쟁에서 밀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전 장관은 “아직은 사망률이 일반 계절성 독감(0.1~0.2%)보다 낮은 0.03%대”라며 “국가재난단계를 현재의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것은 경제와 국민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감염자 수뿐 아니라 중증환자나 사망률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신종 플루 사태를 계기로 바이러스 질환에 대비한 신방역 체계의 구축계획도 밝혔다. 그가 밝힌 신방역 체계는 ▶내년에 인천공항에 비행기 탑승환자들을 격리 수용할 수 있는 시설 건립비 67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고 ▶전국에 격리병실과 격리병동을 갖춘 의료기관을 최소한 500곳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격리병동 건설 비용은 건강보험 수가 조정을 통해 해당병원이 부담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전 장관은 또 “정부나 지자체에서 휴교 조치 등을 하더라도 아이들이 학원이나 대중이 모이는 장소에 다닌다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으니 학부모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식교육도 중요하지만 남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휴업기준 마련에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던 서울시교육청은 31일 서울시 지역 초·중·고교의 휴업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확정된 기준에 따르면 학생들 가운데 신종 플루 확진 환자가 10% 이상, 또는 당일결석 학생을 포함해 의심환자가 25% 이상 발생하면 학교장이 판단해 학급 휴업을 할 수 있다. 휴업기간은 유치원·초등학교는 7일 이내, 중·고교는 5일 이내다. 또 휴업 학급이 2개 이상이면 학년, 휴업 학년이 2개 이상이면 학교 단위의 휴업을 할 수 있다. 특정 행정자치구 내 휴업 학교가 30%를 넘으면 교육감이나 지역교육장이 학교장·학부모 대표·자치단체·보건당국 등과 협의해 지역 단위의 휴교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어린이와 장애학생이 생활하는 유치원·특수학교는 환자 수가 이 기준에 미달해도 학교장이 탄력적으로 휴업을 결정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 학교 역시 휴업기준에 미달해도 학교운영위원회나 학교장 판단에 따라 휴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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