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어린이 벼룩시장'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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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이 대전시청 광장서 열린 아름다운 가게에서 어머니들에게 물건을 팔고 있다. 김방현 기자

"책 한권이 500원, 엄청나게 싸게 팝니다. 물건이 많이 없으니 서둘러 구입하세요."

5일 낮 12시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시민광장. 동화책.장난감.신발 등 50여점을 갖고 나와 이날 처음으로 '장사꾼'이 된 안거산(12.대전시 유성구 신성동)군은 손님을 끌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안군은 "쓰던 물건을 버리기 아까워 들고 나왔다"며 "상거래도 체험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어린이 날을 맞아 아름다운 가게가 대전을 비롯한 서울.전주.광주.목포.순천.여수.부산 등 전국 8곳에서 어린이 벼룩시장 '병아리떼 쫑쫑쫑'을 개설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어린이 벼룩시장은 지난해까지 서울서만 행사를 하다 올해는 지방까지 확대됐다.

대전에서는 유치원생.어린이 3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각자 집에서 쓰던 물건 2000여점을 직접 들고 나와 진열해 놓고 스스로 값을 매긴 가격표를 붙여놓았다. 이들의 고객은 자녀와 함께 벼룩시장을 찾은 부모와 어린이들이었다. 벼룩시장 진열품은 주로 장난감.동화책.옷.비디오 등이었다. 값은 대부분 200~500원이었고 6000원짜리 옷도 있었다.

벼룩시장 점포를 개설한 어린이 가운데는 동업한 경우도 있었다. 이준혁(11).유나(10)자매는 친구 3명과 함께 벼룩시장을 열었다. 이들은 장난감 등 100여점을 팔아, 이익금은 똑같이 나눠갖기로 약속했다. 준혁군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친구들끼리 색다른 경험을 해보자는 뜻에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벼룩시장을 연 어린이들은 수익금의 10%를 불우이웃 돕기용으로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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