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외국 큰손' 바람 인다…세계최대 美C&W등 10여사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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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1~2위의 외국 부동산회사들이 잇따라 국내 부동산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부동산시장이 개방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활동 중인 곳은 10여개로 늘어났다.

초기에는 빌딩관리.사무실임대 등 손쉬운 일에 치중하던 이들은 최근엔 부가가치가 높은 개발사업에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이들은 컨설팅 노하우가 풍부한데다 효율적인 개발방안을 제시하기 때문에 덩치 큰 부동산의 거래.개발에서 이들의 영역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사정이 이쯤 되자 위기감을 느낀 국내 부동산컨설팅 업체들도 '뭉치기' 를 시도하면서 외국계에 맞서고 있다.

◇ 어떤 곳이, 어떤 활동을 하나〓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종합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쿠시먼&웨이크필드(C&W)는 지난 9월 서울에 사무실을 연 데 이어 여의도 고려빌딩(8천5백만달러)을 휴렛패커드에 중개해 매매계약을 성사시켰다.

역시 미국계인 CB리처드 엘리스사 역시 최근 토지공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토공 소유의 기업.개발토지 등을 개발해 외국에 파는 일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서울 근교에 외국인 전용 아파트를 지어 해외동포.주한외국인들에게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제주도 연동지구 상업용지에 호텔을 짓는 개발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국제입찰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빌딩의 매입.임대.관리 서비스도 겸하고 있다.

지난 2월 진출한 토털 컴퍼니스(미국계)도 한국감정원과 외국인 부동산투자 유치와 관련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제일.서울은행 해외지점이 갖고 있는 부실담보물 5억달러어치 정도를 대신 처분하는 계약을 성업공사와 맺었다" 고 밝혔다.

홍콩계인 BHP코리아는 경기 지방공사와 손잡고 가평의 축령산 개발안과 외자유치방안 및 마케팅 전략을 만들었다.

또 ▶서울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내 수익시설의 경제성 분석▶인천 용유.무의도 관광단지 사업타당성 분석▶잠실 갤러리아 백화점 개발방안을 제시하는 등 부동산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 5월 진출한 미국계 커니벅 코리아도 국내 부동산 매각.개발과 관련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으며 성업공사와 제휴해 부실채권의 해외매각을 주선하고 있다.

◇ 국내업계 움직임〓㈜리얼티 브레인 그룹(회장 이태교)은 외국계 업체의 시장잠식에 맞서기 위해 이달 초 설립된 국내 최대의 종합 부동산서비스회사. 아파트.토지.상가.마케팅.건축.법률.조세 등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또 부동산서브와 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국계에 맞서려고 컨설팅.매매업 등 유사 기능을 합병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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