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주변 가건물 난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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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춘천시 북산면 청평2리 속칭 부창고개. 소양댐이 생기기 전에는 양구로 가는 길이었던 고개 옆 호수변 야산에는 10여채의 가건축물이 세워져 있다.

규모는 1~6평이며 철골조에 비닐.부직포 등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이들 가건축물은 구들을 갖춰 한겨울에도 난방을 할 수 있으며 가스 취사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지금은 대부분 비어있으나 일부 가건축물에는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개까지 기르고 있다.

소양댐내 유명 낚시터마다 불법 가건축물이 난립해 소양호의 경관을 해치고 있다.

특히 이들 가건축물은 나무로 난방을 할 수 있는 온돌이나 가스시설을 갖추고 있어 산불 등 화재위험도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법 가건축물이 난립한 곳은 비단 부창고개뿐이 아니다.

춘천시 동면 품안리 속칭 지름아재에도 7~8동이 방치되고 있으며 청평2리 작은 삼막골에도 4동의 가건축물이 있다.

이외에도 대동리, 물노리 등 낚시터마다 장기적으로 머물며 낚시를 할 수 있는 시설물이 2~3개씩 들어서 있다.

소양댐에서 뱃길로 2~3분 거리인 청평1리에도 3채의 가건물이 있다.

그러나 당국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양댐 어촌계 주민들은 "가건축물은 소양댐의 춘천지역에서 눈에 띠는 것만 30여채이며 교묘하게 위장된 것들을 합치면 50채가 넘을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가건축물의 상당수는 낚시꾼들이 여러날 머물며 낚시를 하기 위해 만든 후 다음해에도 사용하기 위해 철거하지 않은 경우" 라고 말하고 "일부는 범법자들이 도피용으로 만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가건축물을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고 말했다.

소양댐 관계자는 "정기점검을 통해 철거를 요구하면 그때만 뜯어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짓는 일이 많다" 고 밝히고 "계고장을 연속 3차례 무시하지 않는 이상 춘천시와 산림청 등에 고발하기도 어렵다" 고 밝혔다.

춘천=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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