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끝난 중3·고3 자녀지도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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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고3 학생들의 수능과 중3 학생들의 졸업고사가 지난달 모두 끝났다. 18일께부터는 중.고등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 사실상 고3.중3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거의 자유로운 상태. 이 기간 자녀지도를 어떻게 해야할까.

현재 고교에서는 대입원서를 쓰는 작업과 함께 가수.미용강사.청소년 단체 상담원 등을 초빙해, 초빙수업도 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이 해방감에 들떠 일탈하는 때가 바로 이 시기. 서울시청소년상담실 이규미 실장은 "아이들의 분방한 감정을 이해하되 자율적으로 행동할 나이임을 인식시키라" 고 말한다.

일탈적인 모습에 당황해 야단을 치기보다는 꼭 지켜야 할 선만 이야기해주고 성인으로서 존중해줄 때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의 자율성을 찾으려 한다는 것. 이 기간중 입시에 좌절하는 학생들도 생겨난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없게 되거나, 대학입학에 실패하기도 한다. 한국심리교육연구소 이세용 소장은 "이때 부모가 '그러기에 열심히 하라고 했잖니' 등 책임을 자녀에게 전가하거나, 속상하다며 자녀와 말을 하지 않는 것은 금물" 이라고 말한다.

입시에 실패했다는 사실에 깨끗이 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모가 함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에 잘해보자는 쪽으로 '밝게' 생각할 수 있도록 자녀를 지지해주어야 한다는 것.

내신에 반영되는 마지막 시험인 졸업고사를 마친 중3 학생들도 학사일정이 끝난 거나 마찬가지.

서울 고명중학교 김옥기 교사는 "힘든 일을 안하려 들고 즉흥적이기 쉬운 아이라면 겨울방학 동안 극기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한다든가 사고력을 높일 수 있도록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이 좋다" 고 말한다.

또 헐렁한 힙합 스타일을 즐기는 등 기성세대의 눈에는 청소년들이 상당히 '튀어' 보이지만 실상 무력하게 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컴퓨터 게임이나 TV등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럴 때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할 수 있도록 청소년단체.사설학원 등의 프로그램들을 이용하게 하는 것도 좋다.

여행.영화만들기 동호회, 각종 스포츠 등의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면 훨씬 건강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

고교 과정의 교과목을 미리 배우는 학원에 자녀를 몰아넣는 것은 생각해 볼 일. 자녀가 충분히 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교과목 학원보다는 컴퓨터.기타 등 학기 중에는 다니기 힘든 학원에 다니는 편이 낫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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