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소비자 농락하는 의류 할인판매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며칠 전 일간지와 함께 들어온 광고전단을 들춰보다 'N사 스포츠의류 겨울이월 상품 특별할인판매' 란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에 따르면 창고 보관상품을 5천원에 균일판매한다며 겨울용 패딩점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다는 내용이었다.

또 '광고사진과 제품이 판매가와 다르면 항의하셔도 좋습니다' 라는 그럴 듯한 문구도 함께 적혀 있었다.

마침 내가 사고 싶었던 점퍼가 있어 행사날짜를 눈 여겨 보았다.

개장일인 2일 서둘러 행사장인 부산 무역전시관으로 갔다.

행사장엔 이미 2천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때 매장 한가운데서 한 신사분이 "완전히 속았다" 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주최측에 항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분도 광고전단을 보고 왔는데 광고지에 나온 제품은 매장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었다.

내 귀를 의심하며 서둘러 매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정말 광고전단에 나온 제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완전히 농락당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나는 주최측에 항의하기 위해 관계 직원을 찾았지만 허사였고, 상인들로부터도 참여한 업체들이 모두 개인업자들이어서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었다.

물론 광고전단에 나온 전화번호도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대낮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이런 판매행사가, 그것도 열흘간이나 열린다는 것이 그저 놀랄 뿐이었다.

감독 관청에서는 이런 파렴치한 판매업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독자 PC통신 천리안 MECP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