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명태잡이 역사속으로… 韓.日 합의따라 마지막 조업선 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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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5년간 계속돼 온 우리 어선의 일본 북해도 명태잡이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11월 30일로 북해도 근해에서 한국어선의 명태조업을 끝내기로 지난 1월 한국과 일본이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마지막까지 남아 조업했던 부산 성경수산 소속 트롤어선 제9 민들레호(5백87t.선장 金승문)는 지난달 30일 밤 늦게 그물을 걷고 3일 부산으로 돌아왔다.

지난해까지 이 곳에서 연간 3백일 정도 조업했으나 올해에는 조업일수가 1백20일로 단축됐고 조업 수역도 줄어 명태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올해 북해도에 출어한 부산 선적 트롤어선은 모두 4척. 지난해에는 11척이 조업했으나 올해로 북해도 명태잡이가 끝나기로 돼 있어 7척은 보상을 받고 폐선됐다.

우리 어선의 북해도 명태잡이는 지난 75년 러시아 캄차카 해역에서 조업하던 트롤어선들이 가까운 북해도로 옮겨오면서 시작됐다.

77년 옛 소련이 2백해리 영해를 선포하면서 캄차카 어장에서 쫓겨난 우리 어선 2백여 척이 북해도로 몰리면서 일본 어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북해도에서 연간 5만~6만5천t의 명태를 잡아 우리 나라 원양 명태 어획량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중요한 어장을 잃은 셈이다.

특히 북해도 명태는 육질이 단단하고 우리 입맛에 맞는 동해 명태와 거의 같아 수산업계의 아쉬움을 더해주고 있다.

성경수산 이한조(李翰祚)팀장은 "북해도 명태는 맛이 좋아 비싸게 팔렸다" 며 "이제 북해도 명태를 일본에서 수입해야 할 처지가 됐다" 며 아쉬워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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