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한나라당에 들어온 정 대표에게 지난 1년10개월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그였지만 당이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갈린 상황에서 그가 설 땅은 좁았다. 그런 그에게 이번 선거는 반전의 기회였다. 박근혜 전 대표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당의 얼굴이자 간판이었다.
그만큼 그도 혼신의 힘을 다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수원 장안을 12차례나 찾았을 정도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 지역에 ‘올인’한 손학규 전 대표, 두 사람에 맞서 유세를 했다. 공식 선거운동의 마지막 순간인 28일 0시에도 그는 장안을 지켰다. 하지만 그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지 못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당 내 기반을 넓히고 내년 지방선거까지 탄력을 받겠다는 정 대표 측의 구상엔 일단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홀로 서기를 주장하기에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게 됐다. 선거 전 민본21 등에선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2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정기국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지도부 교체론이 불거질 것 같지는 않다. 당 내에선 4월 재·보선 0 대 5 패배를 거론하며 “체면치레는 한 거 아니냐”는 주장도 적지 않다.
강주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