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사고위험지역에 교통표지판 없는 곳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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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20일 오후 7시쯤 마산시 구산면 심리 솔밭횟집 앞 해안도로에서 개인택시를 몰고 가던 張모(56)씨가 바다에 빠져 숨졌다.

지난 달 12일 오전 10시30분쯤 승용차를 몰고 가던 元모(37)씨도 같은 지점에서 바다에 추락, 중상을 입었다. 이곳은 왕복 2차선이 1차선으로 좁아지는 내리막길이고 한쪽이 바닷가여서 추락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그동안 교통표지판이 없었다.

8일 간격으로 사고가 나자 지난달 27일에야 노폭감소.추락주의 표지판 등이 설치됐다.

張씨 유족들은 "뒤늦게 교통표지판을 설치하는 것은 도로관리 기관이 잘못을 인정하는 것" 이라며 "마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 고 밝혔다.

경남지역 국도.지방도로 중에 교통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곳곳에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도로교통 안전관리공단 경남지부 조사 결과 도내 국도.지방도 교차로.횡단보도의 경우 전방 50~60m에 설치토록 돼 있는 예고 표지판이 없는 곳이 절반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설치된 곳도 규정을 무시한 경우가 많아 되레 교통사고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과속방지 턱. 도로교통법상 30~2백m 앞에 표지판을 설치토록 돼 있는 규정이 예사로 무시되고 있다.

진주시 칠암동 강변장 모텔 앞 강변도로에는 불과 20m 앞에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근처 귀빈예식장 앞도 마찬가지다.

마산시 구산면 수정리 구산중 앞 지방도로(1035호)에는 과속 방지 턱이 3곳이나 있으나 표지판은 한 곳뿐이다.

마산~창원간 해안도로가 끝나는 창원시 팔룡동 고가도로의 경우 추돌주의 표지판이 고가도로 정상 부분에 있어 추돌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고가도로 꼭대기에서 불과 40m 지난 곳에 신호등이 있어 고가도로를 오르는 차들이 도로 너머에 차들이 밀려 있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내달리다 사고를 내기 일쑤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남지부 김재식(金在植.39)안전계장은 "교통표지판 설치는 건교부(국도).자치단체(지방도)가 맡고 유지.운영은 경찰이 맡는 등 이원화된 것이 문제" 라며 "교통표지판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 후 보완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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