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증시 조정 계속…전망 어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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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대우그룹과 투신문제 해결이 가시화되면서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악재들이 모두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증시는 쉽사리 조정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는가 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3.42포인트 오른 972.71에 마감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주식을 살 수 있는 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반면, 증시에 매물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데서 찾고 있다.

◇ 악화된 수급상황〓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다음달 중 예정된 유상증자 물량이 5조7천억원으로 추정되며 증시 주변 자금이 몰려들 수 있는 코스닥 공모주 청약도 연말까지 줄줄이 몰려 있다.

이에 비해 고객예탁금은 지난 17일 10조9천4백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 23일 9조6천억원까지 줄었다.

투신권 매수세의 척도인 주식형수익증권 수탁액도 감소하고 있다.

24일 현재 주식형수익증권 수탁액은 55조7천6백29억원으로 월초에 비해 5백억원 정도가 줄었다. 여기에서 2조1천2백억원 정도의 하이일드펀드 가입액을 빼면 실제 주식형수익증권의 감소액은 2조1천7백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투신사들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환매가 늘어나는만큼 투신사들이 주가 떠받치기를 위해 지수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선별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최근 투신권은 24일에 7백33억원, 25일 3백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장세를 주도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 Y2K 우려.국제유가도 악재〓또다른 문제는 최근 장세를 이끌어 온 외국인들이 다음달부터 Y2K(2000년 컴퓨터 인식 오류)문제를 우려, 거래를 줄일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석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지면 국내 산업과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전 세계 증시의 활황이 지속되고 무디스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유럽계 투자자들의 투자기준이 되는 파이낸셜타임스(FT)월드지수에 한국 증시 편입 등 해외에서 훈풍이 불어줄 가능성이 있다.

◇ 향후 전망〓전문가들이 보는 현 증시 상황 진단은 비슷하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정의석 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국제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가 정보통신주의 강세라는 분위기에 가려 있다" 며 "앞으로의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갈 지 현재로선 매우 불투명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장득수 신영증권 조 사부장은 "악재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전 세계적인 증시 활황과 정보통신주의 강세 분위기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며 "내년 총선때까지는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며 다른 견해를 보였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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