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혈우병약 에이즈 감염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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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990~93년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 가운데 일부가 국산 혈액응고제제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와 의약계 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된 '혈액제제 에이즈 감염 조사위원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년간 조사한 결과 90~93년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 가운데 일부에서 국내 혈액응고제제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질병본부는 ▶국내 혈우병 환자들의 에이즈 유전자 염기서열이 외국과 구별되는 한국형이고 ▶90~93년 에이즈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11명의 혈우병 환자 중 5명이 국산약 외의 수입약을 투약하거나 수혈받은 기록이 없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당시 사용된 약이 남아 있지 않아 혈액응고제가 에이즈를 감염시켰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고, 투약 관련 의무기록이 파기된 경우도 있어 국산 약이 에이즈를 감염시켰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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